빛의 이중성
먼저 파동으로서의 빛은 여러 실험에서 드러난다. 대표적으로 이중슬릿 실험에서는 빛이 작은 두 구멍을 통과할 때 간섭무늬가 형성된다. 이는 물결이 겹치면서 밝고 어두운 줄무늬가 나타나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또 회절 현상, 즉 빛이 좁은 틈이나 모서리를 지날 때 퍼져나가는 양상 역시 파동 모델로만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빛은 동시에 입자의 성질도 보여준다. 광전 효과 실험이 대표적이다. 금속 표면에 빛을 쪼이면 전자가 튀어나오는데, 빛의 세기와는 상관없이 파장의 임계값이 존재한다. 이는 빛이 연속적인 파동 에너지가 아니라, 광자라는 최소 단위의 에너지 덩어리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인슈타인은 이를 통해 빛의 양자화를 설명했고, 이 발견은 결국 노벨상을 받게 되었다.
이후 양자역학에서는 빛의 이중성이 일종의 기본 전제로 받아들여졌다. 빛은 실험 상황에 따라 파동처럼 보이기도 하고, 입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예컨대 회절 격자를 통과할 때는 파동의 성질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광전 효과나 광자의 산란 같은 현상에서는 입자성이 분명히 나타난다. 중요한 것은 빛이 파동과 입자 중 하나만이 아니라, 두 성질을 모두 가진다는 점이다.
현대 과학기술도 이 이중성 위에서 발전했다. 레이저는 광자의 집단적 거동을 이용하고, 광통신은 파동의 전송 특성을 활용한다. 반도체 소자나 태양전지 같은 장치들도 결국 빛의 입자성과 파동성을 모두 고려해야만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
정리하면, 빛은 우리가 어느 한 모델로만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간섭과 회절은 파동설로, 광전 효과와 흡수·방출은 입자설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현대 물리학은 이 두 성질을 아우르는 양자역학의 틀 속에서 빛을 다룬다.